한화 정우람이 대전 홈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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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우람이 대전 홈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KBO리그의 새 시즌 화두 중 하나는 ‘볼넷이다.

지난 시즌 리그 전체 경기당 평균 볼넷수가 8.18까지 치솟은 가운데 볼넷 허용이 가장 많은 팀은 한 시즌 673개를 기록한 한화였다. 한화는 경기당 평균 볼넷 4.67개를 내줬다. 롯데가 경기당 평균 4.58개로 뒤를 이었고, SSG는 경기당 평균 4.37개를 내줘 3번째로 피볼넷이 많았다.

한화의 볼넷 기록 중에는 한번 짚고 넘어갈 대목이 있다.

대부분 구단 투수들은 타자 친화적 구장에서 볼넷수가 늘어난다. 롯데는 전반적으로 투수가 불리했던 사직구장에서 팀 전체 볼넷수의 52%(342개)를 허용했다. SSG 역시 타자 친화적인 문학 홈구장에서 팀 볼넷수의 53%(333개)를 내줬다.

대표적인 투수 친화 구장 잠실을 쓰며 지난해 평균자책 1위를 기록한 LG 역시 잠실 홈경기에서는 팀 볼넷수의 46%(253개)만 내줬다.

한화의 안방인 대전 이글스파크 또한 투수에게 조금 더 유리한 구장이다. 가운데 담장까지 거리가 122m에 좌우 담장 또한 100m로 멀어 그라운드 규모로는 잠실구장에 이어 2번째로 크다.

그런데 한화 투수들은 지난해 홈 대전구장에서 팀 볼넷수의 53%(357개)를 내줬다. 으레 넓은 구장을 사용하면 조금 더 적극적인 승부를 해 평균 볼넷수가 줄어들기 마련인데 결과는 그 반대였다.

딱 떨어지는 답은 없다. 다만 마운드 높이는 한번쯤 점검해볼 대목이다.

투수들은 대전구장 마운드 높이를 살짝 낮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구단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측정 고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과거 지어진 구장은 외야에서 홈플레이트 방향으로 그라운드 지면이 미세하게 기울어져 있다. 측량 고도와는 무관하게 투수들의 체감 높이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대전구장에서 원정경기를 벌인 팀들의 피볼넷수가 평균 이상이었던 것도 점검해볼 만하다. 지난해 한화를 제외한 9개팀은 대전 원정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4.29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전체 평균(4.09)보다 높았다. 지난해 한화의 팀 OPS(O.675)로 9위였던 것을 감안하면 타선의 위협감 때문에 원정팀의 볼넷수가 증가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그러면 대전구장은 어떻게 ‘볼넷 공장’이 됐을까. 한화의 숙제다. 다른 9개구단의 숙제이기도 하다.

안승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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