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24일 쎄트렉아이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으로 등재된다. [사진=쎄트렉아이·한화솔루션 제공]

쎄트렉아이는 24일 오전 주주총회를 열고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등기임원으로 등재한다. 김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그룹 ‘미래 먹거리’를 우주 산업에서 찾겠다고 나선 인물이다. 한화그룹 내 우주 기술 컨트롤타워인 ‘스페이스 허브’도 이끌면서 그룹 내 실질적인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쎄트렉아이는 한화그룹에서도 우주 분야 전권을 지닌 김동관 사장이 등기임원으로 등재되면서 그룹 내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전망이다. 

앞서 지난 1월 쎄트렉아이와 한화그룹은 우주 산업을 재편할 빅딜을 만들었다. 쎄트렉아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108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쎄트렉아이는 지난 20년간 위성 시스템 독자 개발을 위해 외길을 걸었던 기업이다. 위성본체, 지상시스템, 전자광학 탑재체, 적외선 탑재체, 영상 레이더 등 위성과 관련된 구성품을 모두 개발·제조하는 능력을 지녔다. 

◆ 쎄트렉아이, 김동관 사장 지지 받으며 도전 나설 듯

위성 산업은 수십 년간 기술 축적이 필요한 특성을 지닌다. 특히 위성은 우주에서 기술력을 입증해야 하는 만큼 신(新)사업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쎄트렉아이도 그동안 예산 20% 내에서 새로운 분야에 투자를 시도했다고 한다. 쎄트렉아이가 한화와 손잡은 배경은 축적된 ‘기술력’에 대기업 ‘자본’과 ‘네트워크’가 결합될 경우 위성 분야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김동관 사장이 쎄트렉아이에 무보수 비상임이사로 등재되는 건 한화그룹과 쎄트렉아이에 모두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은 지구관측 위성뿐만 아니라 통신 위성 사업 가능성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고, 쎄트렉아이는 한화그룹 지지 속에서 그간 자본이 부족해 시도하지 못했던 도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은 “앞서 한화가 자금을 투자했다는 건 상징적인 의미가 있지만, 그룹 내에서 우주 산업을 총괄하는 김동관 사장께서 등기임원이 된다는 건 큰 후원자를 얻는 것”이라면서 “쎄트렉아이가 잘할 수 있는 위성 분야에서 임팩트 있는 사업을 계획할 수 있다면 재정적인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도전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지난해 6월 영국 위성통신 안테나 기술 벤처기업 ‘페이저 솔루션’ 사업을 인수해 한화페이저를 설립하기도 했다. 여기에 쎄트렉아이 지분 확보에 나서며 통신 위성뿐만 아니라 지구관측 위성 분야도 영향력을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 ‘대덕’ 기술력 ‘서울’ 자본 결합…지역에 새로운 표본

지역과 업계에선 쎄트렉아이와 한화그룹이 지역에 새로운 협업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대전 대덕연구단지는 수십 년간 축적한 딥테크 기술과 기업들이 널려 있지만 그간 성장에는 한계를 보였다. 글로벌로 나아갈 수 있는 기술을 지녔음에도 성장에 필요한 자본이 부족했고, 마케팅 파워가 부족한 이유에서다. 

과학계 한 인사는 “대덕의 기술력과 서울 자본이 결합해 지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는 모델이 만들어졌다”며 “대덕에는 쎄트렉아이처럼 20년 이상 축적해야 확보할 수 있는 우주, 바이오 기술들과 딥테크 기업이 모여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롯데그룹 계열사가 지난해 10월부터 바이오 산업 진출에 나섰다”며 “롯데는 한화그룹이 우주 산업에 뛰어든 사례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롯데는 후발주자이고 바이오 업계 특성상 기술을 하루 아침에 만들 수 없다”며 “대덕에 수십 년간 기술을 축적한 바이오 기업에 주목해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덕은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민간 대기업 연구소에서 오랜 기간 축적한 연구 결과물로 창업한 기업들이 다수 있다. 우주 분야에선 쎄트렉아이가 대표적이고, 특히 바이오 분야에선 바이오니아,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알테오젠, 오름테라퓨틱, 제노포커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와이바이오로직스, 큐로셀, 토모큐브 등이 독보적 기술을 보유 중이다. 현재 대전 바이오 기업은 총 311개에 달하고 이들이 기업군(群)을 형성하고 있다. 

지역에서도 쎄트렉아이-한화처럼, 향후 딥테크 기업과 외부 대기업 자본이 결합할 때 만들어질 시너지를 눈여겨 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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